

2024 뮤지컬 <시카고> 후기 - 티파니영 록시 / 윤공주 벨마
'시카고'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원작이지만 사실 내겐 영화로 좀더 익숙하다.
수도 없이 다시 본 인생 영화인 브리짓존스 시리즈의 주연 배우 르네 젤위거가 출연한 영화라는 이유 만으로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봤던 영화 시카고는 당시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온갖 부조리와 흉기가 난무하는 도발적인 소재와 배우들의 관능적인 목소리, 몸짓은 그저 경이로웠다.
특히 'Cell Block Tango' 넘버 씬이 뇌리에 박혀서 이후 주구장창 돌려봤던 것 같다. 카메라를 집어삼킬듯이
분노에 가득찬 눈으로 삿대질하며 모두가 앞으로 걸어나오는 안무.. 정말이지 보는내내 소름이 돋았다...
6월 (과장 조금 보태서)전국민이 각종 SNS에서 시카고 이야기로 들썩일 때
한번보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마성의 '그' 복화술 영상을 봐 버리고 말았다...
'맞아, 시카고 뮤지컬이 원작이었지!'
한때 좋아했던 물건들을 담아둔 상자를 오랜만에 꺼내든 기분이었다.
마침 시카고 시즌이 돌아왔다는 따끈따끈한 소식을 접하고..!
설레는 마음에 곧장 앉은 자리에서 바로 예매를 해버렸다. VIP석으로... 그것도 친구 표도 같이...
친구랑 보는 첫 뮤지컬인데 기왕이면 본전 뽑아야지~라는 명목으로... 기승전 자기합리화에 엉엉 우는 내 통장 ㅠㅠ

그렇게 내가 예매한 자리는 '1층 B구역 8열 중앙 자리'.
록시는 티파니영 배우, 벨마는 윤공주 배우, 빌리플린은 박건형 배우였다!
와 나 드디어 티파니언니 보는거야????ㅠㅠㅠㅠ
다만세 시절부터 소녀시대 언니들의 열성팬이었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공연 날짜만을 바라보며 지냈다ㅠㅠ
마침 내가 예매한 일자가 커튼콜 촬영 가능 시기라서 더 설렜다...!
영화로만 기억했던 시카고를 올해 여름을 시작으로 뮤지컬로서 더 애정하게되었다.
뮤알못이었던 난 부끄럽게도 최재림 배우, 정선아 배우를 이번 시카고를 통해서 처음 알게되었는데
유명한 최재림 배우의 'We both reached for the gun'과
정선아 배우의 'All That Jazz'는 거의 하루에 서너번씩은 꼭 본 것 같다 ㅠㅠ
거실에서 같이 보던 엄마가 참다 참다 시카고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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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일요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연날이 되었다!!
이제부터는 실제 공연 후기이다~!! 초여름 무렵 예매했는데 한창 여름
그것도 최상 온도 정점을 찍은 푹푹 찌는 날 공연을 보게되었다...

같이 간 친구는 대학친구로 2년 전 내가 왕가위 영화 특히 '아비정전'으로 장국영에 푹 빠져살았을 때
왕가위 영화음악 오케스트라를 데려가주었던 정말 소중한 친구다!(또 가고 싶다....)
둘다 완전 시골쥐라 오랜만에 서울로 상봉했다. 디큐브 링크 아트센터는 신도림역에서
진짜 가까이 위치해있어서 헤매지않고 도착할 수 있었다!




낮공연을 예매해서 현대백화점 오픈시간 쯤 도착했다.
사람 없을 때 친구와 호다닥=3 시카고 전광판 포토존에서 서로 찍어주고
지하 스타벅스 들려서 간단하게 아점먹은 다음에 백화점을 구경했다.
자라에서 예전부터 사려고 했던 향수가 있길래 사고 무인양품도 가고
이곳저곳 야금야금 둘러보다가 어느덧 티켓 수령 시간까지 30분 정도 남아서
폴바셋 가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수다떨다가 티켓 수령하러 갔다!
12시 20분쯤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줄이 길어서 놀랐다..! 그래도 수령은 빨리빨리 진행돼서
티켓받고 또 사진찍고 그렇게 2층 공연장 줄을 또 섰다.(?)ㅋㅋㅋ
공연장 앞에 캐스트 보드랑 후기 글에서 자주 보던 빤짝이 포토존이 있고 굿즈존(!!)이 있어서 그런 듯 했다.



2층 에스컬레이터 오픈되고 대기하던 사람들과 함께 서둘러 캐스트 보드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거기서 또 사진 여러방 찍고 하던 찰나에..! 친구가 갑자기 굿즈를 사왔다(!?)
내가 사려고 계획했던 리유저블백+프로그램북만 사준건가? 했는데
아니 글쎄... 얘가 넘버 CD도 사줬다 ㅠㅠㅠ (싸라해ㅠㅠㅠ)
친구랑 빤짝이 포토존에서 사진 찍고 조금 대기하다가 바로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공연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컸다! 후기에서 봤던대로 1층 좌석들은 단차가 별로 없었으나
지그재그로 의자가 배치되어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공연장 내부는 엄격히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다 ㅠㅠ,, 공연장 직원분들이 계속해서 감시했다.
예전에 갔던 오케스트라 무대는 천장 부근에 빔프로젝터로 공연 타이틀을 깔아주었는데
시카고 무대는 외부에 앤틱한 액자 프레임이 장식되어있었고 무대 내부는 새카맣고 고요했다.
그래서 더욱 기대됐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알림음이 계속해서 나고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기서부터는 공연 후기!
끄아아... 정말 두 눈이 경이롭고 황홀했던 공연이었다!!!
“오늘 여러분은 살인, 탐욕, 부패, 폭력, 사기, 간통 그리고
배신이 가득 담긴 이야기를 감상하게 될 겁니다.
우리 모두가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죠.”
스포트 라이트가 비춰진 배우의 첫 대사 이후 무대가 다시 암흑으로 바뀌었다가
돌연 웅장한 재즈 사운드와 함께
"Five! Six! Seven! Eight!"
벨마의 넘버 'All That Jazz'의 시작을 알리는 오케스트라 연주에 심장이 쿵쾅 뛰었다.
가장 좋았던 넘버는 공연 순으로
1막에서는 단연코 'All That Jazz', 'Cell Block Tango', 'A Little Bit of Good'
2막에서는 'Me and My Baby', 'Razzle Dazzle'
였던 것 같은데.... 기억날 때 더 적어야겠다!
특히 올댓재즈는 무조건 공연 실황을 보아야한다ㅠㅠ 모니터로 보는것과 차원이 달랐다.
프레스콜 무대 영상은 자주 안봤어서 그런지 중간 중간 록시와 프레드의 난투극(?)이 재미 있었다 ㅋㅋㅋ
윤공주 배우의 올댓재즈는 노련 그 자체였다. 살짝 허스키한 목소리와 내공으로 단련된
단단한 고음이 너무 매력적이었다ㅠㅠ
중간 중간 개그 포인트가 있었는데 능청맞은 연기도 너무 재미있었고
노래하실 때는 고혹, 관능 그 자체인데 재미있는 대사를 하실 때는 깨발랄하시고 너무 귀여우셨다ㅠㅠ
티파니영 배우의 연기도 넘 좋았다!! 간혹 좋지 않은 후기들을 보았는데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와 백치미가 매력적인 록시하트를
치명적인 표정과 귀여운 연기로 잘 소화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2막의 'Me and My Baby' 넘버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역동적인 안무를 추면서
능청맞은 표정연기를 함께 소화하는 모습에 놀랐다. 어린시절부터 소녀시대 무대를 많이 봤어서 그런지
이어폰으로 들었던 정말 좋아하는 티파니 언니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어 기뻤다ㅠㅠ
그리고 영화 버전과의 유일한 차이점인 메리선샤인의 젠더 설정이 인상적이었다.
김서준 배우의 소프라노 연기가 계속해서 떠올라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들으면서 갔다.
'A little Bit of Good' 넘버는 지금도 습관적으로 흥얼거린다. 노래가 너무 귀엽고 좋다ㅜㅜ
박건형 배우의 'We both reached for the gun'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개인적으로 최재림 배우의 연기도 좋지만 내가 생각하는 빌리플린의 이미지가
박건형 배우의 비주얼, 목소리와 찰떡이라고 생각해서 정말 재미있게 봤다.
특히 'Razzle Dazzle' 넘버는 보면서도 살짝 취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박건형 배우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장치 연출이 좋았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 맞다! 그리고 놀랐던 씬이 있었다!!! 공연 중간에 뮤지컬 배우 세분이서 중절모 쓰고 담배 피면서
춤추는 부분이 있는데 자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실제 담배 냄새가 나서 놀랐다 ㅋㅋㅋ
현란한 스텝도 너무 멋있고 분위기 있는 무대라 기억에 남는다!ㅎㅎㅎ
아래는 커튼콜 때 찍은 사진들!!






세상사람들!! 언니가 날 보고 웃어줬어요!!!!!!!(ㅋㅋㅋ)

넘 멋있었던 시카고 악단과 지휘자님ㅠㅠㅠ

허허... 집 가는 길은 매우 고단하고 당일 뉴스에도 나온 KTX 탈선 대규모 지연사태..의 당사자였어서
(그날의 나를 표현하면 성동일 퇴근짤... 완전 그 자체였던ㅋㅋㅋ)
가는 길은 고됐지만 뮤지컬의 여운이 더 크고 진하게 남아 후회는 없다!!!ㅎㅎ

이 외에도 적고싶은 감상평이 정말 많은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우선 이만큼만 적어야겠다... 자리 선택도 너무너무 좋았구...
사실 공연 보러가기 전에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어서 거의 공연을 못 보러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여차저차 상황이 잘 해결되었고 뮤덕이 아님에도 따라와준 친구도 넘 고맙고
첫 뮤지컬은 무조건 시카고(ㅋㅋㅋ) 버킷리스트 성공한 나 스스로한테도 셀프 칭찬 해주고 싶다ㅎㅎ
기회가 된다면 과자 록시, 썸머 벨마 조합으로 다시한번 보러가고 싶다...!!
내년에 또 봐요!! 너무 좋았다 시카고❤️